(한국고전한시)

第8回 <한국고전한시>작품

蘇堂 趙雲卿詩

  본작품은 본인의 傍祖로서 이씨 조선 말기 憲宗 때 廷試文科에 甲科로 합격한 어른의 시입니다. 갑과란 문과 중에서도 1등급에 속하는 것으로 보통 4년마다 한번씩 뽑는 과거 시험에는 갑과에 3명, 을과 7명, 병과 23명을 뽑아 모두 33명을 선발하는데 이는 곧 채용 순위고사와 같습니다.

  본 시는 후손인 榮九 族祖가 소장하던 것으로 본인에게 해석을 부탁하기에 풀이를 하다가 보니 필사한 글씨도 아주 달필이고 시도 아주 뛰어난 작품이기에 여기 본인의 <한국고전시> 난에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여기 실린 시는 눈[雪]에 대한 시가 4 수이고 매화梅花에 대한 시가 4 수입니다.


*조운경(趙雲卿, 1800 - ? ) : 조선 말기의 문신으로 자는 우서(禹瑞)이고 호는 소당蘇堂. 본관은 풍양(豊壤)으로 학진(學鎭)의 아들이다. 과천에서 생장하여 헌종 13년(1847) 정시 문과에 갑과로 급제하였다


  <雪中有吟> : 눈 내리는 가운데 읊은 시 4수

1. 

朝日沈陰臘雪來, 錯疑街陌動浮埃.

蠲除五濁輕輕下, 遊戲三淸旋旋回.

一鳥不鳴山獨曙, 孤村通汲徑纔開.

何人末至能爲賦, 梁苑今無授簡才.

*해설 

  아침부터 날씨 흐리더니 섣달 눈 내리네.

  처음에는 길거리에 떠다니는 먼진가 의심하였지.


  번뇌 가득한 인간세상을 덮으려는 듯 사뿐사뿐 내리고

  신선세계를 만들려는지 빙빙 돌면서 춤추며 날려 오네.


  새 한 마리도 울지 않는 산속에 새벽이 밝아오자

  외로운 마을에 우물길만 겨우 치워졌네.

  

  누가 여기 뒤미처 와서 시를 읊을 것인가?

  양왕이 놀던 동산에 재능 있는 시인도 지금은 없는데.

 

*낱말 : 1.양원梁苑 : 한漢 양효왕梁孝王이 만든 동산. 많은 빈객을 모아 놀던 곳. 토원兎園이라고도 함.

        2.수간재授簡才 : 당시  재능 있는 시인으로 추양鄒陽과 매승枚乘 같은 사람이 모였지만 양효왕은 늦게 참석한 사마상여司馬相如에게 눈을 찬양하는 설부雪賦를 짓게 했음.

        3.오탁五濁 : 불교에서 말하는 5가지 종류의 청정淸淨하지 못한 번뇌煩惱 세계.

        4.삼청三淸 : 도교道敎에서 말하는 신선의 세계, 곧 옥청玉淸 ․ 태청太淸 ․ 상청上淸을 가리킴. 또는 도교 자체를 삼청이라고도 함.  


2.

遙空歷亂更霏霏, 滾到紅塵自發輝.

粉本初開藏墨氣, 氷紈細剪化陰機.

千家掩戶寒煙合, 万徑無人曉月微.

憶得漁翁晩來處, 暮江誰畵一蓑衣.

*해설 

  높은 공중에서 어지러이 그리고 바스락바스락 내리는 눈,

  붉은 티끌 가득한 속된 세상에 이르자 스스로 흰빛을 발하네.


  마치 그림그릴 그림본에 밑그림을 숨긴 듯하고,

  음기의 비밀을 알려 주려는지 깨끗한 비단을 조각조각 쓸어서 흩어 놓은 듯도 하네.


  천 개의 집들은 사립을 닫았으나 차가운 연기에 둘러싸인 모양이고,

  만 갈래 행 길에는 다니는 사람이 없는데 새벽달이 희미하게 비친 듯하네.


  저 강가에 고기잡이 늙은이 저녁 늦게 도착한 것을 보게나

  누가 도롱이 입은 그 어부를 그림으로 그려 놓았군?      


*분본粉本 : 그림 본. 화가畫家가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분필로 그린 밑그림. 당唐나라 한악韓偓의 <상산도중시商山道中詩>에 ‘각억왕년간분본각, 시지명화유공부 却憶往年看粉本,始知名畫有工夫’.라 한 것이 있음.


3.

晴綿飄拂漫空彈, 特立蒼茫脈脈看.

壓盡高松靑有暈, 暎來虛牖寂生寒.

知緣陋巷淸逾好, 恐被顚風落更殘.

入室喜聞嬌女語, 天花無數遍衣冠.

*해설 

  깨끗한 솜이 솜틀에 타지듯 하늘 가득히 바람에 나부끼니,

  우뚝 선채로 아득한 곳을 멍하니 쳐다보네.


  큰 소나무에 눈이 쌓이니 푸름이 번진 듯하고,

  창문을 통하여 비친 빛은 차가운 느낌을 자아내네.


  지저분하였던 골짜기 깨끗하게 덮어서 더욱 좋지만,

  사나운 바람 만나 이리저리 흩날려 버릴까 두렵군.


  집안에 들어가자 예쁜 딸의 호들갑을 들으니

  하늘 꽃이 옷과 갓에 두루 묻었다네.  


4.

三白呈豐喜氣繁, 擁爐携酒坐南軒.

冷封疎竹催年暮, 澹沫荒林破夕昏.

綺陌平臨饒地步, 瓊粮滿貯識天恩.

連雲翠麥先占得, 嚇嚇何須野老邨.

*해설 

  삼백 눈이 풍년 들 징조를 알리니

  기쁜 마음 주체 못하여 누각의 남쪽 난간에 화로를 끼고 앉아 술을 마시네.


  차가운 눈은 대나무를 짓눌러 한해가 저무는 것을 재촉하는데,

  앙상한 숲 사이로 비치는 소박한 눈빛은 저녁 어둠을 물리치네.


  비단처럼 깨끗한 언덕이 평평하여져서 땅이 넓어 보이고,

  구슬 같은 양식을 많이 저장해 주니 하늘의 은혜임을 알겠네.


  구름처럼 이어질 푸른 들판의 보리농사가 풍년들 것을 먼저 점쳐 얻었으니

  늙은 시골 농부들 눈이 온다고 성낼 필요가 없다오.

     

*삼백三白 : 섣달에 3번째 내리는 눈을 일컫는 것으로, 눈이 세 번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함. <도주공서陶朱公書>


<梅花四首> : 매화를 보고 쓴 시 4수

1.

古梅花發小溪潯, 枝上啁啾見翠禽.

先荷靑皇潛布德, 壓開玄陸冷吹陰.

莫敎凡眼看空貌, 合與高人話素襟.

耿耿黃昏無語立, 却疑仙女抱瑤琴.

*해설 

  작은 시냇가 늙은 매화나무에 꽃이 피었는데,

  가지위에는 떠들썩하게 비취새가 지저귀네.


  우선은 봄의 신이 몰래 펼친 덕을 입은 것이지만

  활짝 피어나니 검은 땅에 차가운 음기를 불어 보내네.


  평범한 사람들의 눈을 가지고 하찮은 모습으로 보아 넘기지 말게나,

  고상한 사람들이 깊은 마음으로 대화하기에 알맞다네.


  으슴푸레한 저녁 무렵에 말없이 서서 매화나무 바라보니

  문득 선녀가 좋은 거문고를 안고 있는 모습인가 의심하겠군.  

*청황靑皇 : 봄을 맡은 귀신. 청제靑帝. 동군東君. 동황東皇. 춘신春神. 등으로 표현.


2.

林園十畝處閒閒, 澹貌天然月裏還.

引綫香飄呼吸頃, 拂牕影護起居間.

因何頓悟空山雪, 現世愈高遲暮顔.

君是花中惟第一, 後來凡卉盡情攀.

*해설 

  숲 속 동산 열 고랑쯤에 한가롭게 피어난 꽃,

  말쑥한 모습은 꼭 달빛 속에서 돌아온 것 같군. 


  실오라기처럼 이어지는 향기는 숨쉴 때마다 풍겨오고,

  창문에 비낀 그림자는 방 안에 움직이는 나를 비추어 주네.


  무엇 때문에 쓸모없는 공산의 눈으로 생각하게 될까?

  이 세상에 늙어가는 얼굴을 더욱 고상하게 나타네 주는 것을.


  그대는 꽃 가운데 가장 훌륭하여,

  뒤 따라 피어나는 모든 초목들은 정을 다하여 받들어 줄 것인데.   


3.

好置茅廬眼共明, 氷心綺質不虛名.

相思一夜君何至, 對慰殘年酒欲傾.

豈爲愁多淸或損, 秖緣情重瘦全生.

西湖處士無消息, 誰有憐卿復愛卿.

*해설 

  초가에 어울리게 피어나서 바라보는 눈이 모두 밝아지는 듯하니

  깨끗한 마음 아름다운 바탕이 다 헛되이 얻은 이름이 아닐세.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던 밤에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그대를 상대하여 남은 해를 위안하기 위해 술을 마시려고 하네.


  그대는 근심이 많다고 하여 깨끗한 모습이 손상되겠는가?

  다만 인정이 많아 한평생 가냘파 보이는 것이겠지.


  그대를 아내로 여기던 서호처사는 지금 소식이 없으니,

  누가 그대를 가엾이 여기고 또 사랑해 줄 것인지?


*서호처사西湖處士 : 임포林逋(967~1028)자字는 군복君復,북송전당北宋錢塘 사람. 성품이 고요하고 옛것을 좋아하며,행서行書를 잘 쓰고 시詩를 잘 지었음. 서호西湖에 은거隱居하여 서호처사西湖處士라고 불렀음. 그는 한 평생 동안 결혼하지 않고 매화를 심고 학을 길러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도 불렀음.


4.

造化偏蒙發未休, 立天風雪與優遊.

郍能割愛於高澹, 道是含情也靜幽.

千古斷無爲俗累, 一生終不識春愁.

詩人賦得南朝體, 畵盡剛腸吐婉柔.

*해설 

  봄의 조화를 혼자만 입어 쉬지 않고 피어나는 매화,

  바람과 눈 속에서도 여유 있는 모습으로 서 있네.


  어찌하여야 고상하고 담박함을 사랑할 수 있을까?

  고요하고 그윽한 모습에 바로 정으로 끌리는 것을.


  천고의 세월 동안 결코 속된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고,

  일생 동안 끝내 봄을 근심할 줄 모르는 꽃이지.


  시인은 대조법對照法을 중하게 여기는 남조 시대의 그림처럼 표현하는데,

  매화의 강인한 지조에 부드럽고 아리따운 모습을 다 그려내었네.


錦舲郢正乞和 

  -금령이 고쳐주기를 바라고, 또 화답 시도 써주기 바람.-

                    蘇堂 趙雲卿

*금령錦舲 : 박영보(朴永輔1808순조 8∼?.)의 호. 본관은 고령(高靈), 자는 성백(星伯)이다.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서울 출신이다.